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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이 찾아내는 그림 속 사람의 권리
저자 문국진 발행일 201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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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152*223
페이지 368쪽
ISBN 978-89-7084-503-6 (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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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소개

그림 속 인간과 시대의 자취를 탐구하는 법의탐적론 

주요내용

우리나라 제1대 법의관이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창립멤버인 문국진 박사(1925년 생) 스스로 생전의 마지막이라 단언하는 저서 《법의학이 찾아내는 그림 속 사람의 권리》가 출간되었다. 죽은 이의 인권을 위해 법의학이라는 한 길을 오롯이 걸어온 저자가, 스스로 연구한 법의탐적론을 통해 고야의 그림 <벌거벗은 여인>을 두고 200년간 이어진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저자가 세계최초로 시도한 법의탐적론(法醫探跡論, Medicolegal Pursuitgraphy)은 남아 있는 창작물 등의 흔적을 탐지하고 탐구하여 진실을 밝힌다는 의의를 두고 있다. 이미 고인이 된 문호나 장인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정신분석을 실시해 살아생전 작가의 정신적 질병이나 당시의 심리 상태 등을 알아내는 병적학과, 각종 문건 분석을 마치 시체를 부검(剖檢)하듯 시행하는 ‘문건부검(Book Autopsy)’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법의탐적론은 저자의 오랜 경험과 연구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앞서 언급된 고야를 비롯해 쿠르베와 휘슬러, 들라크루아, 칼로,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고흐, 달리, 앙소르, 얀센 등 예술사의 한 획을 그은 유명한 작가들이 남긴 그림과 자료를 분석해 예술을 법의학적인 시선으로 새롭게 안내한다.     


전문 영역을 다룬 드라마 가운데 대중들의 흥미를 가장 잘 자아내는 드라마가 법정드라마, 의학드라마, 탐정드라마다. 모두 인간의 생명과 권리를 핵심적인 주제로 다룬다. 법의학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좇노라면 이들 드라마의 영역이 다 겹친다. 그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세계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예술까지 더해진다면 어떨까? 흥미는 배가 되고 감각의 즐거움, 예술적 통찰의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 문국진 선생의 ‘법의탐적론’은 바로 그 오묘한 접점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문 선생이 이런 학문적 접근을 세계 최초로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의학도로서 법학을 공부하고 한국 법의학의 선구자가 된 문 선생은 미술과 음악 등 예술에도 조예가 깊다. 우뇌적 직관과 좌뇌적 지성이 어우러져 빛을 발하는 법의탐적론적 탐구는 문 선생 같은 분이 아니면 접근조차 쉽지 않다. 후학들이 뒤를 잇는다면 앞으로 미술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한층 심화시켜줄 것이고, 미술뿐 아니라 삶과 역사에 대해서도 진일보한 관점을 가져다줄 것이다. 이 책의 발간에 기대 법의탐적론의 창창한 미래를 기대해 본다.


_ 서울미술관 관장 이주헌 


법의학으로 보는 미술 속 인권 

사람에게는 중요한 것이 두 가지 있다. 그 하나는 ‘생명’이며 다른 하나는 ‘권리’이다. 의학 중에 생명을 다루는 분야는 ‘임상의학(臨床醫學)’이고, 권리를 다루는 분야는 ‘법의학(法醫學)’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생명에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를 둔다. 그러나 문화인은 목숨보다 권리를 소중히 한다. 따라서 법의학은 문화가 발달된 사회에서만 필요하며 인권을 중요시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권의 사각지대에는 늘 법의학이 있어 왔다. 인권이 침해된 사건에 있어서 법의학의 감정(鑑定)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사람 자체만이 아니라 각종 증거물들이 그 대상이 된다. 또한 사인(死因)을 밝히기 위해서는 시신의 부검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살인 사건의 경우 간혹 그 시신을 찾을 수 없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거의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지금까지의 법의감정 분야의 실정이라 하겠다. 

 

저자는 이러한 경우 고인과 관계되는 문건이나 그들이 남긴 창작물이 유물로 남아 있다면 이를 분석해 법의학이 목적하는 인권의 침해 여부를 가려낼 수는 없겠는가를 늘 생각해왔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으로 정신의학에서의 병적학(病跡學, Pathography)이 많은 영감을 주었다. 이미 고인이 된 문호나 장인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정신분석을 실시해 살아생전 작가의 정신적 질병이나 당시의 심리 상태 등을 알아내는 것이 바로 병적학이다. 현존하지 않는 인물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문헌이나 작품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고인의 정신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은 법의학계에서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따라서 고인의 유물이나 문헌 및 작품 등을 통해 법의학 분야에서도 사인이나 인권의 침해 여부를 추출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의 가능성 여부를 시험해보기에 이르렀다. 각종 문건의 분석을 마치 시체를 부검(剖檢)하듯 시행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저자는 이러한 문헌검색을 ‘문건부검(Book Autopsy)’이라 칭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창작물 등의 흔적을 탐지하고 탐구하여 진실을 밝힌다는 의미에서 법의학의  이런 분야를 ‘법의탐적론(法醫探跡論, Medicolegal Pursuitgraphy)’이라 칭하기로 했다.


법의탐적론의 대상이 되는 각종 창작물 중에서도 미술 작품은 가장 좋은 분석 대상이다. 화가는 역사화나 인물화 등을 그릴 때 시대가 부여하는 목적의식을 표현하기 위해 고증을 참작하고 철학적 지성과 자신만의 미적 혼(魂, 예술적 영감)을 융합해 작품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작품은 곧 시대를 증언하는 무언의 증인이 되는 것이다. 그림을 감상한다는 행위는 보는 이의 안목과 전문성에 따라 그 해석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즉 어떤 의미에서는 그림을 감상한다는 행위 자체가 제2의 창작 행위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그림을 보는 관람자 각자의 전문성에 비추어 마음속에 자신만의 독특한 감상 결과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림을 감상할 때 화가의 기교보다 현 시대적 비판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의 존엄성이 당시에 어떻게 이해되고 표현되었는가를 중점적으로 기술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그림의 법의학적 재인식

이 책의 <1부>에서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건을 다룬 그림들을 모아서 법의탐적론적 평가와 해석을 덧붙였다. 그중 스페인의 거장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de Goya)가 그린 <옷을 벗은 마하>는 당시 가톨릭국가이던 스페인 사회에 커다란 물의를 일으켜 종교재판에까지 회부된 그림이다. 재판에서 고야는 그림의 모델이 누구인가를 밝히지 않고 끝내 함구했기에 지체 높은 가문의 ‘알바(Alba) 공작부인’과 당시 재상이던 마누엘 고도이(Manuel de Godoy)의 애인 ‘페피타 츠도우(Pepita Tudó)’를 놓고 200여 년간 논쟁이 지속되었다. 이 사건은 소설과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최근까지도 화제가 되었다. 저자는 그림 속 얼굴들의 생체정보 분석을 실시하여 모델의 신원을 증명해냈으며, 이러한 연구 결과 이외에도 저자는 다른 역사적인 그림과 그에 연루된 사건에 관해 조사했다. 인간과 시대상과 연계해 분석하고 탐구하여 법의탐적론적으로 결론지은 내용들이 이 책에 기록되어 있다.


예술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예술가들은 창작의 모티브를 어디에서 찾고, 그것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창작해낼까. 2부에서는 이러한 질문을 시작으로 모티브와 창작의 관계가 얼마나 과학적(또는 논리적, 이론적)으로 연계되어 있으며, 작가가 작품을 어떻게 예술적(또는 독특한 상상력과 독창적 기법)으로 표현하였는지 분석했다. 예술 작품은 인간 내면의 정신세계를 작가들이 인간 최고의 사고 능력인 상상력을 동원해 감지해낸 결정체이다. 이러한 작품 중에서도 우뇌적인 직감과 좌뇌적인 지성이 통합되었다고 보이는 작품일수록 창작의 모티브를 과학적이고도 예술적으로 표현해내어 감상자로 하여금 더욱 많이 감응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프리다 칼로(Frida Kahlo)는 신화와 역사에서 영감을 얻어 조국 멕시코의 문화적 회복과 번영을 그림으로 표현했고,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은 손을 모티브로 삼고 천착하여 오랫동안 내려오던 전통적 관념을 위대한 조각품들로 재탄생시켰다. 저자는 이러한 무수한 예시들을 법의탐적과 문건부검을 통해 분석했으며 예술이 어떤 과정으로 탄생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화가의 자화상과 대화하는 법의학자 

화가들의 자화상에는 단순히 그림을 그릴 당시 작가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들도 있지만, 개중에는 과거의 기억 또는 앞날의 욕망 등을 자기만의 내적 조형술로 표현한 것들도 있음에 주목했다. 이러한 자화상들을 앞에 두고 더욱 그 해석에 골몰하기도 했는데, 그러는 가운데 화가들의 자화상이 개인의 정체성은 물론 그들이 겪는 정신적·육체적 장애와 시대가 요구하는 정신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당시의 사회상도 암암리에 표출되기 때문에 예술적 가치만이 아니라 역사적 고증의 가치로서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렇듯 그들의 자화상과 대면하다보면 그 시대의 인간과 사회상에 따라 화가가 처한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이러한 상황을 통해 간접적으로 당시 사람들의 권리가 얼마만큼 존중되었는가도 알게 된다. 무엇보다 화가들의 자화상은 그들 인생의 고뇌와 환희를 담은 한 권의 자서전과도 같기에 미술과 인간을 동시에 이해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이러한 면은 법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부가적으로 요구되는 자질이라는 의견이 예술과 법의학의 연계성에 관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법의학과 미술작품이 연계된 통섭과학으로의 시도

화가의 예술성과 더불어 인간의 존엄성에 중점을 둔 이 책은, 같은 사건을 다룬 그림에 있어서 화가들의 인권에 대한 인식 여하를 비교하는 등 미술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더불어 그간 멀게만 느껴졌던 미술과 법의학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학문간의 통섭과 넘나듦이 얼마만큼 중요한지 새삼 인식하게 한다. 천편일률적으로 감상하던 미술 작품에서 인권의 침해를 경고하거나 규탄하고, 또 인권의 수호를 찬미하는 등 여러 표현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드러난다. 아마도 법의학과 미술작품이 연계된 통섭과학으로는 세계 최초의 시도로 여겨지는 이 책 《법의학이 찾아내는 그림 속 사람의 권리》는 법의학이나 법과학 또는 과학수사를 전공하고 있거나 앞으로 할 의향이 있는 이들을 비롯해 일반 독자들에게 예술과 법의학에 대한 관심과 발전을 격려하는 대선배의 열정이 담긴 기록물이다.


도서 미리보기

목차

머리글 • 005     


1부  끝나지 않은 명화 사건:

     법의탐적으로 밝히는 그림 속 사건의 재해석


case 01. 동요하는 배심원들 

― 배심원제의 모순, <프리네>와 채플린 친자확인 사건 • 017


case 02. 이성과 열정 사이, 대학자의 굴욕

― <아리스토텔레스와 필리스> 사건의 진상 • 028


case 03. 200년을 기다린 벌거벗은 여인의 진실 

― 고야의 그림 모델의 신원확인 사건 • 038


case 04. 인류 역사상 최초의 미필적고의 

― 여인의 운명, 다윗과 밧세바 사건 • 059


case 05. 살로메 보복의 일곱 베일의 춤 

― 성자 요한의 목을 친 사건 • 084


case 06. 황제에 맞선 화가 

― 쿠르베와 휘슬러, 명예를 위한 화가들의 투쟁 • 102


case 07. 탐욕과 결백 

― 무고죄를 증명한 지혜, 두 노인과 수산나 사건 • 113


case 08. 학살의 진실을 그린 화가 

― 들라크루아의 사명감과 예술에 대한 철학 • 125


case 09. 동성애 문화의 맥<아테네 학당>에서 

― 철학에서 예술로 이어지다 • 135



2부  예술은 어떻게 탄생되는가: 

     창작의 모티브와 과학적 연계 그리고 예술적 표현


case 10.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그리스신화, 영원한 창작의 모티브 • 149


 


지은이 / 옮긴이

문국진


한 젊은 의학도가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간 작은 책방에서 한 권의 낡은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인간의 권리를 다루는 의학”이라는 한 줄에 그의 가슴은 방망이질 쳤고, 인생의 진로를 바꾸게 된다. 법의학이라는 학문에 입문하게 된 것이다. 문국진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법의학자이다. 법의학 불모지에서 외롭지만 꿋꿋이 한길을 걸어, 오늘날 한국의 법의학이 여기까지 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1925년생으로 호는 도상度想, 필명은 유포柳浦.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창립멤버이자 법의학과 과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 교수, 뉴욕대학교 법의학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대한법의학회 명예회장, 한국의료법학회 고문, 일본배상과학회 고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법의학 전문서적으로 《최신 법의학》, 《고금무원록》을 비롯해 23권, 법의학 교양서적으로 《새튼이》, 《지상아》 등 17권, 예술과 의학의 만남을 다룬 서적으로 《명화와 의학의 만남》, 《미술과 범죄》 등 12권, 일본 저서로 《美しき死體のサラン》, 《日本の死體, 韓國の屍體》(공저), 《賠償科學槪說》(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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